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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서비스 CRO’로 게임체인저 도전… 관계사와 협업으로 시너지

기사입력 2023-03-06 03:00:00 기사수정 2023-03-06 04:08:54

[Stock&Biz]디티앤씨그룹
국내 유일 CRO 풀 서비스 제공 기업
효능센터와 바이오 분석센터 증설
대기업이 임상 의뢰… 매출 상승 기대


“CRO(임상시험수탁기관) 분야에서 글로벌 톱티어 수준인 4개 계열사가 시너지를 발휘하면 앞으로 2∼3년 후 비임상·임상 모든 부문에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고 매출과 자산 규모도 지금보다 최소 2배 이상 성장이 가능합니다.”

박채규 디티앤씨그룹 회장은 최근 동아일보와 만나 “4곳의 관계사가 CRO 전 영역의 기술 연결성을 완성해 국내외 CRO 시장에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게임체인저’로 인정받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유일의 풀 서비스 CRO 디티앤씨그룹이 새로운 성장을 향한 항해에 돛을 달았다. 그동안의 성과를 기단(基壇)으로 삼고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그 위에 또 하나의 성장 계단을 쌓아 높은 탑을 완성하겠다는 박채규 회장 발(發) 훈풍이다.

다부진 각오로 다시 새로운 출발을 선언한 그의 힘찬 발걸음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미래 CRO 비즈니스의 중심에 서 있는 박 회장을 만나 이 회사의 비전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CRO 다각화… 새로운 성장을 향한 ‘사각 편대’
디티앤씨그룹은 1999년 박 회장이 세운 디지털이엠씨에서 시작됐다. LG전자와 일본 ‘Tokin EMC Engineering’을 거친 박 회장은 당시만 해도 ‘오지’로 불렸던 시험인증산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정보통신기술(ICT)과 사물인터넷(IoT), 산업용 기기, 가전, 의료기기, 자동차, 원자력, 항공 우주, 방위산업, 철도, 선박 등 제품의 시험·분석 및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업을 키웠다. 디티앤씨그룹의 주요 계열사는 크게 ICT 부문과 바이오(BIO) 부문 그리고 벤처 캐피털로 나눠진다. 특히 △디티앤씨알오 △디티앤사노메딕스 △휴사이언스 △세이프소프트 4곳이 총 10개의 계열사 중 바이오 핵심 사업부다.

바이오 부문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 시행되는 비임상 및 임상시험 전 과정을 수행하는 ‘풀 서비스 CRO’ 디티앤씨알오가 이끌고 있다. 직원 260여 명이 근무하는 이 회사의 경쟁력은 효능·독성 시험을 포함한 비 임상시험부터 임상 1상까지 풀 서비스가 가능한 국내 유일한 CRO 기업이라는 점이다.

내과 전문의 출신인 서한석 대표와 8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디티앤사노메딕스는 임상 1∼3상, PMS(임상시험), PV(약물감시)에 이르기까지 종합 서비스를 수행하는 임상 CRO 전문기업이다. 글로벌 임상시험의 모니터링,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서비스, 품질보증 등 전 영역에서 통합된 임상시험 컨설팅을 제공함으로써 국내사들의 성공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돕는 것이 강점이다. 2018년 설립 이후 꾸준히 성장해 2021년에는 전년 대비 150%의 가파른 성장을 보였고, 올해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휴사이언스는 학교법인 중앙대학교와 센트럴 랩(C-Lab) 운영을 위해 세운 합작법인이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필수적인 임상시험 1∼3상의 모든 검체 및 DNA 분석, 데이터 관리, Lab-Kit 제작, 국내외 바이오 물류, 시험법 셋업을 관리하는 전문 분석기관이다. 현재 4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세이프소프트는 소프트웨어 개발 및 자동화 전문기업이다. 바이오 분야 임상을 위한 임상시험 관리 시스템(CTMS)과 임상시험 전자데이터 수집(EDC), 임상용 의약품 배송시스템(IWRS), 임상 운용 절차(eSOP) 등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또 비 임상시험 실시기관 독성 시험의 자동화를 위한 LMS, FDA 용 SEND 등을 공급한다. SEND는 기업이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신약 허가나 임상시험계획 신청을 할 때 제출하는 독성 시험 등 비 임상 데이터 서류들이 갖춰야 하는 전자문서 양식이다.

디티앤씨그룹은 CRO 부문에서 다양한 계열사를 보유한 만큼 협업으로 인한 네트워크를 강화해 CRO 산업의 경기 변동 위험을 줄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은 “지난 20여년간 기업을 운영하면서 계열사 간 협업으로 인한 최적의 파트너십이 미래 성장의 열쇠라는 결론을 내렸다”라며 “CRO 분야에서만큼은 모든 수요처를 고객으로 보유한 만큼 특정 사업 부문의 경기 변동에도 상대적으로 견고하다”라고 강조했다.
디티앤씨알오, 역대 최대 실적… 성장세 주목
디티앤씨그룹 내에서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되는 사업 부문은 디티앤씨알오다. 국내 CRO 주요 사업영역은 비임상과 임상으로 나뉜다. 여기서 비임상은 효능과 PK/PD, 독성(GLP), 임상은 1상/생동 분석(GCP), 2∼4상으로 세분된다.

디티앤씨알오는 국내 유일 CRO 풀 서비스 제공 기업으로서 관계사 디티앤사노메딕스와 2∼4상을 협업해 사실상 CRO 범 위 전체를 포괄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경쟁사 대부분이 특정 시험에 특화된 협소한 범위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분명히 차별화되는 점이다. 고객사는 단계별로 CRO 수탁사를 재선정할 필요가 없고, 신약개발 비용과 시간 절감은 신속한 제품화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실제로 풀 서비스 이점을 앞세워 CRO를 위탁하는 파트너도 늘어나고 있다. 디티앤씨알오의 고객사는 2019년 97곳에서 2020년 121개, 2021년 169개 업체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자체 정보기술(IT) 플랫폼 신사업 STC 및 SEND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공급되면서 파트너 숫자가 부쩍 더 늘었다. 유한양행과 셀트리온, 대웅제약과 일동제약 등 쟁쟁한 기업들이 임상시험을 의뢰하고 있다.

고객사 확대는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2019년 106억 원에서 2021년 327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매출 440억 원에 영업이익 56억 원을 기록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바이오 분야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수주 잔액도 2021년 355억 원에서 2022년 444억 원을, 2023년 현재까지 500억 원을 기록하면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주가 늘어나면서 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디티앤씨알오는 △임상 △효능 △분석 △안전성평가 4개의 사업부로 이뤄져 있는데,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사업부는 ‘효능’이다. 개발물질의 적응증에 대한 유효성을 평가해주는 시험으로, 현재 효능센터를 증설 중이다.

지난해까지 연간 최대 케파(CAPA·처리능력) 25억 원을 달성했고, 올해 상반기 중에 150억 원까지 케파 증설이 완료될 예정이다. 4월부터는 바로 가동에 들어가게 돼 올해 매출이 60억∼70억 원까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는 공모자금으로 약동학(PK)/ 약역학(PD)센터도 설립한다. 국내에는 아직 품질·기술·신물질 분석기술의 대규모시험이 가능한 PK 실험실이 부족한 상황이다. 디티앤씨알오는 이 분야의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7603㎡(약 2300평) 규모의 PK/PD 센터를 내년 초까지 완공해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신축 및 기계 장치 비용으로 약 125억 원이 소요되는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해외에 의존하는 전문의약품과 바이오 의약품의 PK 서비스시험 수요를 흡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분석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신사업으로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등에도 투자할 방침이다. 임상 분야는 복제약 임상, 임상 1상 위주에서 디지털 의약품 임상,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임상 분야로 확대해 나가며 전문가 영입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올해 안에 임상 1∼3상까지 풀 패키지 라인업을 구축해 비임상·임상 균형 발전을 꾀한다는 목표다.
계열사 협업으로 해외 진출… 해답은 ‘기술력’
디티앤씨알오의 최종 목표는 ‘글로벌 CRO’다. 이를 위해 해외시장 공략은 필수다. 미국의 랩콥(LAPCORP)과 찰스리버(CHARLES RIVER) 같은 글로벌 CRO들은 인수합병을 통해 유럽의 중소 CRO들을 흡수하며 영토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각국의 까다로운 규제 장벽을 넘어 시장에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디티앤씨알오도 2023년을 업턴을 위해 도약하는 해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다운턴 시기에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한다면 기회가 왔을 때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는 에너지를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계열사와의 연계를 통해 글로벌 임상 서비스 등으로 영역을 지속 확장하며 신규 수요처를 발굴할 계획이다. 거시적으로는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을 더 늘려갈 생각이다.

박 회장은 “소규모 CRO가 쟁쟁한 해외 대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촘촘하게 분야별 기술을 축적하고 고객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맞춤형 서비스로 가야 한다”라며 “본격적으로 북미나 유럽지역 소규모 CRO와의 협력 또는 인수합병을 추진해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요즘에는 고환율로 해외에 의뢰하던 임상을 국내에서 하려는 업체가 늘어나 국내 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박 회장은 “디티앤씨알오는 이렇게 도전과 위기 극복을 반복하며 더 강해지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해외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토종 CRO의 활약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원팀 장점 살려 성과 극대화… 시설 투자가 경쟁력”


박채규 디티앤씨그룹 회장 인터뷰
―디티앤씨알오는 어떤 기업인가.

“디티앤씨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디티앤씨알오는 2017년 설립됐으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동성 시험(생물학적 동등성 시험)과 비임상시험, 임상시험을 모두 할 수 있는 CRO다. 2018년 3월 식약처 인증과 임상센터 설립으로 첫발을 내디뎠고, 2019년 하반기 식약처로부터 비 임상시험 실시기관(GLP) 인증을 받았다.

설립 초기에는 복제약 임상·분석이 매출을 주도했고, 2020년부터 GLP 안전성(독성) 시험 신규 수주가 시작됐다. 이듬해인 2021년부터 ‘풀 패키지’ 시험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개시한 회사로 탈바꿈했다. 현재 대부분 국내 CRO가 비임상 효능 또는 독성 시험만 하거나 생동·분석 시험만 전문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갖는다.”

―안정적인 경력을 뒤로하고 CRO 분야에 도전하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바이오산업 진출 계기는….

“풀 서비스 CRO는 국내에 꼭 필요하다는 긍정적인 소명 의식이 나를 움직였다. 2014년 ICT 기반의 디티앤씨그룹 상장 이후 차세대 먹거리를 위해 시장조사를 하다 벤처투자금 중 40∼60%가 바이오 관련 분야로 쏠린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봤다. 모기업이 기술 서비스 분야여서 유사한 CRO 사업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디티앤씨그룹의 경쟁력과 계열사 간의 시너지 효과는….

“IT 역량을 갖춘 국내 유일의 풀 서비스(Full Service) 임상시험수탁기관이라는 점에서 확실한 차별화를 갖고 있다.

디티앤씨알오가 비임상, 디티앤사노메딕스가 임상시험 및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세 이프소프트가 임상·비임상 소프트웨어 개발, 휴사이언스가 센트럴 랩(C-Lab)으로 각각의 연결고리 안에 완벽한 협업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단순 임상 수행이 아닌 임상 설계부터 개발 및 컨설팅까지 풀 커버리지(Full Coverage)를 제공하며 국내 임상시험 업계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2021년에는 신약 효능평가 기업 ‘이비오’를 인수해 각기 다른 사업부 실적이 올라오면서 전체적으로 우상향하는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다. 앞으로 2∼3년 후면 비임상, 임상 모든 분야에서 국제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의 중장기 비전은….

“단지 한 부문만 잘한다고 해서 CRO 풀 패키지 서비스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부문의 기술력이 잘 조합되어야 한다. 계열사들이 함께 ‘원팀으로서 협력’하며 최선을 다해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에서도 결국 성공이라는 마침표를 찍을 각오다.

이를 위해 효능 분야, PK/PD 분야, 안전성 GLP 분야의 유닛별 사업화와 국제 기술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며 특히 단백질 분석 전문가인 이복만 센터장의 영입으로 화학 약품뿐 아니라 단백질, 펩타이드 제품까지 분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돼 시너지 효과와 기술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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