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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범 잡은 고교생 “내 여동생 생각나서 무조건 잡았다”

기사입력 2022-09-23 11:13:00 기사수정 2022-09-23 11:23:10



한 지하철역에서 등교 중인 여학생의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한 30대 남성을 붙잡은 고교생이 “당시에는 무조건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교생 A 군은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등굣길에 (지하철) 엘리베이터 앞에서 (여자 분이) 남자 분을 잡고 있는 것을 봤는데 남자 분이 잡고 있는 손을 뿌리치길래 제가 잡았다”고 말했다.

A 군은 “경찰을 기다리고 있는데 남자 분이 증거인멸을 하시길래 한 손으로 남자 분을 잡고 한 손으로는 증거 인멸하는 장면을 찍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 군에 따르면 몰카범 B 씨의 범행을 처음 목격한 사람은 B 씨 뒤에 있던 여학생이었다. 여학생은 B 씨의 범행에 “지금 뭐 하는 거냐”며 그를 붙잡았고 우연히 이를 목격한 A 군 역시 이를 도왔다.

“가해자가 뭐라고 하던가”라는 질문에 A 군은 “그냥 아무 말 안 하고 계속 한숨만 쉬더라”고 답했다.

진행자가 당시 상황이 무섭지는 않았냐고 묻자 A 군은 “놓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 행동으로 옮겼다”며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도 똑같이 행동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을) 아예 안 하지는 않았지만 그 상황에서 무조건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더 먼저 들었다”고 덧붙였다.
몰카범을 잡은 고교생은 여학생을 몰래 찍다 들키자 증거 인멸을 위해 휴대폰을 부수는 가해자의 모습을 촬영했다. TV조선 캡처

앞서 A 군은 전날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제 여동생이 이런 일을 당했을 때 정말 화날 것 같아서 생각할 틈도 없이 바로 행동했다”고 말했다. A 군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초등학생인 여동생이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내 일처럼 생각하며 뛰어들었다”고도 했다.

몰카범을 잡은 뒤 정상 등교했다는 A 군은 “학교(선생님)에 말씀드렸더니 정상 처리해 주셨다”며 “보시는 선생님들마다 잘했다고 칭찬해주셨다”고 말했다.

부모님의 반응에 대해 A 군은 “처음에는 잘했다고 칭찬하셨는데 나중에 그런 일이 있으면 (가해자가) 흉기 등을 들고 다닐 수 있어 위험할 수 있으니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며 “그럼에도 자랑스러워하셨다”고 말했다.

A 군은 “피해자는 누군가의 소중한 자녀이고 가족이다. 지나치지 마시고 꼭 도와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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