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인천~뉴욕 구간 1대 운영
초대형기 퇴출 위기 속, 좌석 확대 위한 방안대한항공 A380 대한항공이 항공권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하늘 위 호텔’로 불리는 초대형 항공기 에어버스 A380을 구원투수로 투입한다. A380은 비용이 많이 드는 탓에 조만간 퇴출될 것으로 거론됐던 기종이었다.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한 데 따른 임시 조치로 해석된다.
15일 대한항공 홈페이지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인천~뉴욕 노선에 A380 기종이 투입돼 현재 예약을 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7월부터 이 구간 항공편을 하루 1회에서 2회로 증편하는데, 오전에 출발하는 항공편을 기존 B777-300ER에서 A380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오후 출발편은 현재와 같이 B777로 유지된다.
이 같은 결정은 최근 심화된 항공 좌석 부족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대폭 늘었다. 항공사들이 이에 맞춰 증편을 하고 있다. 하지만 좌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운임이 치솟는 상황이다. 정부가 13일 6월 국제선 운항 증편 규모를 당초 주 100편에서 주 230편으로 크게 늘리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여행업계 등에서는 당장 좌석 부족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한항공의 A380 투입은 증편 없이 좌석 수를 늘리는 효과가 있다. 대한항공 기준으로 B777-300ER의 경우 좌석 수는 291석 또는 271석이다. 반면 A380은 407석이다. 기종 교체만으로 100석 이상 증대되는 효과를 얻는 것이다. 특히 기업들의 해외 출장이 재개되면서 수요가 커질 고가 좌석 수도 크게 늘어난다. 일등석(퍼스트클래스)의 경우 B777은 8석, 비즈니스클래스는 56석인 반면, A380은 일등석 12석, 비즈니스클래스 94석으로 늘어난다.
대한항공은 현재 A380 10대를 보유하고 있다. 과거 인천~뉴욕, 인천~로스앤젤레스 등 여객 수요가 많은 노선에 투입됐으나, 코로나19 확산을 기점으로 모두 운행을 멈췄다. 무엇보다 A380은 연료 소모가 많아 친환경 흐름에 역행하고, 착륙 시 활주거리가 긴 탓에 취항할 수 있는 공항이 제한적이었다. 이에 지난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A380 등 초대형기를 5년 내(2026년까지) 없앨 것”고 밝히기도 했다.
항공업에서는 A380 투입은 임시방편이라는 반응이 우세하다. 이번에 투입되는 A380도 우선 1대로 제한한다. 다만 좌석 공급난이 계속될 경우 A380 취항지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대한항공은 A380 운항에 대비해 코로나19 이후에도 조종사들의 A380 운항 자격을 유지해왔다. 아울러 A380 투입이 결정되자 조종사들이 비행 실전 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연습 비행’을 하고 있다. 정비팀 역시 기체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아시아나 A380 다만 A380 6대를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아직 A380 운항 재개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확산 시기 A380 기종을 활용해 무착륙 관광 비행 등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국제선 운항 재개를 위한 준비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A380 좌석 수는 총 495석에 이른다.
아시아나항공 A380 기장들은 최근 회사에 노동조합 명의로 공문을 보내 A380 운항 계획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 측은 “공급 부족으로 항공권 운임이 올라 소비자 불만이 크다”며 “조종사들도 준비가 돼 있는 만큼 A380 운항 재개를 적극 검토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변종국 기자 bjk@donga.com